2021. 11. 25 — 12. 8

화요일 - 일요일 12:00 ~ 18:00
월, 공휴일 휴관

기획 : 이선민
참여 작가 : 구기정, 서지우, 이현우, 이선민
글 : 조성은
사운드 디자인 : 신동익
포스터 디자인 : 송태용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Tue-Sun 12pm ~ 6pm
Mon & Public holidays OFF

Curated by Sunmean Lee
Artist : Gijeong Goo, Suh Ziu, Hyun Woo Lee, Sunmean Lee
Writer : Sungeun Cho
Sound design : DONG IK SHIN
Poster design : Taeyong Song
Supported by Art Council Korea

본문


글 / 조성은



대부분의 생명체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를 선택한다. 인류 역사의 흐름에서 외부 환경은 인간의 생존 조건을 형성하고 문명 발달의 양식을 결정해왔으며, 이에 따라 우리의 삶의 모습은 다양하게 형태를 달리하며 나아갔다. 그렇게 도달한 오늘날의 비약적인 과학기술의 발달은 기술에 대한 의존을 넘어 집착을 낳았고, 이는 인간의 육체를 비롯한 정신까지도 개입하기에 이른다. 문학 비평가이자 인문학자인 캐서린 헤일스는 포스트휴먼을 인간과 지능을 가진 기계의 혼합체이자 이질적 구성물들의 집합체이고, 그 경계가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생물학적인 한계를 극복하여 진화를 실현하기 위한 인간의 욕망은 인간과 기계와의 공진화를 이루며 또 다른 조건의 전환점에 직면해 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 《Organic cyborg》는 인간과 비인간의 결합에 대한 유기적인 상호관계를 다양한 모습으로 투영시켜 나타내 보고자 한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예술적 상상은 외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관계, 이를테면 기생과 공생,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형 및 해체, 재결합에 이르기까지 ‘존재’하기 위한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영상 및 설치 기반의 작업을 하는 구기정, 조각가 서지우, 이현우 그리고 퍼포머 이선민은 전시공간을 인간-환경-물질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삼아, 다른 존재와의 생태적 관계로 구현된 미래의 인간상과 환경을 탐구한다. 나아가 인간과 비인간의 융합적인 새로운 형상을 예측하여 제시함으로써, 거대한 갈망이 초래한 시대의 기형적인 모습을 상정하고자 한다.


실재와 가상세계의 모호한 경계에서 디지털 이미지를 다루는 구기정은 현시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미지의 새로운 포착 방식에 주목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이미지의 극단적인 확대와 축소를 가능하게 했고, 이는 우주의 깊은 곳이나 인체의 내부와 같이 육안으로는 닿을 수 없는 영역까지도 확인하게 함으로써 시각의 범위를 넓혀왔다. 3D 스캐닝, 3D 조각, 그리고 질감을 나타내기 위한 이미지가 뒤섞이며 만들어진 <new machine>(2018/2021)은 이러한 기술력을 통해 확장된 인식을 묘사함과 동시에, 신체와 기계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관점에서 새로운 감각을 환기시킨다.


서지우는 오늘날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공업 재료인 시멘트를 이용하여 거칠고 단단한 물성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산품의 형태를 무질서하게 혼합한다. 서로 관련이 없는 자연물과 인공물로 이루어진 <drone>(2021)과 <pause>(2021)은 콘크리트 사이를 비집고 뿌리를 내리는 나무의 형상처럼, 인간이 만든 환경의 조건에 적응하기 위해 자연이 선택하는 기이한 변형의 모습을 암시한다. 작가는 이러한 이질적인 조화를 통해 환경적·시대적 배경에 따라 대상에 대한 낯섦과 익숙함을 지배하는 인식에 의문을 던진다.


이현우의 조각은 해체된 자연물에 타물질이 결합되면서 본래의 온전한 기능과 형태를 상실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한시적으로 생명이 머물러 있었던 피조물은 그것이 지닌 역사(歷史)와는 무관하게도 제 힘을 잃은 채 파편화 되지만, 전혀 다른 물성이 만나 서로가 구성요소로 얽혀지며 최소한의 면을 지탱한 채 다시 직립하거나 매달려진다. <무제2>(2021)는 천장에 연결되어 독립적인 형상으로 공간을 구축하면서도 인체에 결합되어 기생하는 모습으로 전환되며 조각에 놓인 환경에 따라 존재 방식을 달리한다.


공간이라는 생태계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유기체인 이선민은 무성(non-sexual)의 존재로서 각 조각에 움직임을 공급하는 숙주이자, 영향을 부여하는 외부환경의 요소로 작용한다. 동시에 신체가 물질과 접촉했을 때 생기는 압력과 이동시킨 조각의 위치와 같이 자신이 조성한 환경 안에서 적응하기 위해 신체의 모습을 변형시키고 우연적인 움직임을 만들며, 스스로도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는 객체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의 개입에 의한 유동적인 변화는 끊임없이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조각과 인체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본 프로그램은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추진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1년 다원예술 활동지원 Reboot 지원사업에 선정된 전시 입니다.
Tue-Sun 12pm ~ 6pm
Mon & Public holidays OFF

Curated by Sunmean Lee
Artist : Gijeong Goo, Suh Ziu, Hyun Woo Lee, Sunmean Lee
Writer : Sungeun Cho
Sound design : DONG IK SHIN
Poster design : Taeyong Song
Supported by Art Council Korea